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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정치권 공천비리 고질병인가
새누리당 입이 열개라도 변명의 여지 없어
 
     정운종 뉴스앤피플 논설위원 (대한언론인회 사무총장)  
기사입력
2012/8/14 09:53 


  선거 때마다 이른바 공천 헌금이 구설수에 오르곤 한다. 헌금이라는 미명 아래 사실상 공천을 사고파는 형국이어서 문제가 된다. 이런 경우는 공천헌금을 빙자한 공천 장사나 다름없다. 엄밀히 말하면 헌금을 빙자한 뇌물인 것이다. 뇌물을 받은 주체가 누구냐를 불문하고 돈을 주고 공천을 땃 다면 공천을 산 것이 분명하고 돈을 준 사람은 뇌물을 주고 댓 가를 챙겼으니 형법상 뇌물수수죄의 구성요건을 충족시킨다 할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4·11총선 때 3억 원의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가 있는 새누리당 현기환 전 의원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또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이었던 현 전 의원에게 돈을 건네고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받은 혐의로 같은 당의 현영희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새누리당 공천헌금의 전달자로 지목된 조기문 전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을 13일 구속 수감했다. 이 모두가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받기 위해 중앙당 실세에게 돈을 건네는 은밀한 로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관위는 또 비례대표 후보 공천 대가로 중앙당에 50억 원을 내기로 약속한 혐의가 있는 선진통일당 김영주 의원도 고발했다.

4.11총선에서 제기된 공천헌금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심상대 전 민주통합당 사무부총장은 지역구 예비후보 박 모 씨에게서 공천 보장 대가로 1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공천을 둘러싼 거래나 비리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정치의 대표적 고질병 중의 하나였다. 지금까지 각 당 예비 후보자들이 기를 쓰고 정당 공천에 매달리는 가장 큰 이유는 공천이 바로 당선과 직결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유전 공천’(有錢 公薦)은 돈을 주고 공천을 사는 타락정치의 극치라 할 수 있다. 오죽하면 전국구(全國區)를 전국구(錢國區)라고 꼬집었겠는가. 공천헌금비리는 부패정치의 한 단면이자 의회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파행시킨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뇌물을 갖다 바치고 공천을 받아 당선된 국회의원이  당선 후 본전을 찾기 위해 또다시 비리를 저지를 개연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천을 따기 위해 수억대의 돈을 퍼붓고 당선이 되고 나서는 본전 찾기에 혈안이 된다면 피해는 결과적으로 유권자인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마련이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 때 820여억 원의 불법자금을 받아 ‘차떼기 정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었다. 새누리당은 이번 공천 헌금 사건을 개인적 비리로 치부하려는 눈치가 역역하지만 비록 한 개인이 저지른 공천비리라 할지라도 말썽 난 새누리당으로서는 입이 열이 있어도 변명의 여지가 없을 듯하다.

정당공천의 투명성, 공정성 보장돼야

  우리는 여기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있어 정당 공천의 투명성과 공정성, 객관성에 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비례대표 후보자도 엄격한 심사가 필요함은 말할 것도 없다. 경선 도 없이 실권자가 제멋대로 정당 공천을 독단하는 것은 역량 있고 참신한 국회의원 후보자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결과 밖에 안된다. 당원의 의사는 물어보지도 않고, '전략공천' 또는 '인재영입'이라는 구실로 검증되지 않은 특정 인사를 마구잡이로 영입한다면 그런 정당은 당원들로 부터도 배척당할 뿐만 아니라 유권자들로 부터도 철저히 외면당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 할 것이다.

공천장사는 지방선거에서 더욱 심했다. 실례로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230명의 기초자치단체장 가운데서 34명이 뇌물수수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중도 사퇴했다. 정당공천은 원천적으로 중앙당에 예속된 지역정치를 만들 뿐만 아니라  특정지역에 특정정당이 오랫동안 할거하면서 지역 국회의원과의 야합과 부정부패의 사슬을 구축하곤 해 물의를 빚었다.

수사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억대의 공천 헌금 비리가 사실이라면 이는 한국정치의 장래를 위해서 반드시 광정돼야할 중대 사안이다. 공명정대한 선거를 파행으로 몰고 가는 공천비리 척결에 정치권은 건곤일축의 각오로 늦었지만 지혜를 모으고 대책을 시급히 강구해야 할 때다.  

 

 

 

  정운종(鄭雲宗) 논설위원

- 성균관대학 법학과 졸업
- 경향신문 논설위원
- 민주평통 운영위원 겸 운영   위원회 간사
- 세명대 경영행정대학원 초   빙강사
- 통일교육전문위원
- 대한언론인회 논설위원
- 한국방송(KBS)사회교육국   시사초점 고정연사
- (현)시사문제연구소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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