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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반도 전문가들이 보는 남북미 대화]허버드 前 주한 미국대사
“美 빼놓고 남북 큰 변화 어려워…文정부, 한미협의로 돌파구”
 
   동아일보 정미경 전문기자  
기사입력
2018/3/08 21:44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는 7일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이 남북 합의 내용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할지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파격적인 합의 결과입니다. 북한이 합의 결과를 얼마나 충실히 이행할지 전 세계가 지켜보는 일만 남았습니다.”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는 7일 서울 광화문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특사단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면담 결과에 대해 “남북 관계에 돌파구(breakthrough)가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허버드 전 대사는 전날 남북 합의 소식이 전해지기 몇 시간 전 본보와 1차 인터뷰를 했을 때엔 “북한과의 협상에서 큰 기대는 금물”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개최 발표 이후 다음 날 다시 만난 그는 “내 예견이 빗나가서 다행”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허버드 전 대사는 자신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코리아소사이어티 관련 업무로 방한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1년도 안 돼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시아 안정을 위한 중요한 합의를 일궈냈다. 미국의 평가는 어떤가.

“미국이 문재인 정부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남북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협의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특사단이 김정은에게 미 정부의 입장과 요구사항을 진정성 있게 전달했다고 한다. 한미 양국이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면서 꾸준히 대화한 결과다.”
  
―미국이 이번 남북 합의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의미인가.

“그건 좀 다른 문제다. 미국은 회의적인 시각이 강하다. 남북 합의 후 미국 정가에 있는 지인들에게 전화를 해봤다. 그중에는 과거 제네바 합의 체결 과정에 관여한 친구도 있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지인도 있다. 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비핵화 합의에서 북한의 과거 성적표를 보라’는 것이었다. 북한은 합의 과정에서는 대범하게 행동하지만 나중에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변명)로 합의를 파기한다.”

―미국은 대화의 선제조건으로 비핵화를 강하게 요구해왔다. 이번 합의는 미국의 요구를 만족시킬 만한 수준인가.

“미국은 60% 정도 만족했다고 본다.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대화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왔지만 그것은 현실적인 요구사항이 아니다. 북한의 자존심은 핵을 가졌다는 것인데 어떻게 포기하겠는가. 북-미 대화 기간에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지(모라토리엄)한다는 것에 미국은 안도했다. 북-미 대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미국은 핵 포기를 강하게 요구할 것이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원하는 기색이 역력한 것 같다. 무엇이 김정은을 움직였다고 생각하나.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 때문에 북한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의 위협이 통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마음을 바꾼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랑스럽게 ‘me(나 때문에)’라고 답했다. 좀 유치한 행동이지만 맞는 얘기다. 미국의 군사공격 경고를 그렇게 지속적으로 받은 나라는 없다. 김정은은 아마 잠을 못 잘 정도로 걱정했을 것이다. 북한이 절실히 원하는 것은 미국의 제재 완화보다 군사공격 위협 중단이다.”

―1월 빅터 차 주한 미대사 내정자가 대북 군사옵션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내정이 철회됐다. 전임 주한 미대사로서 빅터 차 사태를 어떻게 보는가.

“빅터 차 사태가 트럼프 행정부의 무력사용 경고 시리즈의 절정(peak)이었다고 본다. 북한은 빅터 차 사태를 보고 엄청난 위협을 느꼈을 것이다. 빅터 차 개인에게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북한의 남북 관계, 북-미 관계 개선 시도에 촉매제가 됐다는 것이 그래도 ‘실버 라이닝(silver lining·불행 속의 희망)’ 아니겠는가.”

―노무현 정부 전반부 때 주한 미대사(2001∼2004년)를 지냈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차이점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에는 미국이 빠져 있었다. 그는 집권 후반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시켰지만 그 외에는 별다른 대북 업적이 없었다. 미국을 멀리 하고 남북 관계 개선에만 집중한 노무현식 대북정책에는 북한도 호응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그가 존경하는 노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의 실수를 보고 배웠다. 미국을 떼어놓고는 남북 관계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추진력이 있었다면 문 대통령은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북정책에서 말이다.”
정미경 전문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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