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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테의 조화(造化)
나이테별 문화, 노년기 친구 집착 강해져
 
   뉴스앤피플 주필/남북전략연구소장 여영무(呂永茂)  
기사입력
2018/3/17 13:14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은 사회생활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고 사회활동 중심에는 항상 동료와 친구가 있다.
우리는 사회생활에서 수많은 지인들과 친구들을 만난다. 직장, 전문분야 연구단체, 직능단체 동창회, 군대생활 친구들과 함께 환담, 토론하고 마시고 떠들며 희로애락을 털어놓는다. 20대 청소년기와 40-50대의 장년시절 눈코 뜰새없는 분주한 활동기와 60-70대 정년후 활동이 줄어든 노년기때 느끼는 친구에 대한 애착심에는 차이가 있다.

인생을 아름답게 보내는 법

노년기 친구들은 대게 연령대와 문화 교양수준별(때로는 직업별, 전문분야별)로 어울린다. 친구란 우선 말과 감정이 통하고 소통이 잘돼야 한다. 그위에 아집이 적고 낙천성과 관용 성, 이해심, 배려심, 풍부한 경험에 유머감각과 박학다식이면 금상첨화다.  

나는 30여개 정부기관과 각종 싱크탱크로 부터 매주 3-4개의 각종 연구 세미나 청강 초청장을 받는다. 때로는 주제발표와 토론에 참가하기도 한다. 나는 수십년간 이런 세미나참가의 개근자였다. 연구과제는 주로 남북관계와 통일, 한반도와 글로벌 안보에 관한 것이다. 2017년부터 이런저런 이유로 세미나 참가를 10분의 1로 대폭 감축했다. 주제발표내용들이 비슷비슷할뿐 아니라 노년기 시간을 절약하고 발표내용을 다음날 신문과 방송보도로도 참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발표와 보도당일 아니라도 추후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상세한 내용을 알아내고 또 그것을 컴퓨터 폴더에 저장할 수도 있었다.

노경엔 소규모 또레 모임 더 재미있고 매력적

노경에 접어들면 같은 연령대 소규모 친구모임이 더 재미있고 매력적이다. 같은 또래 ‘동년배’ 모임이라고 할까. 12시 점심 먹고나면 오후 다섯시까지 각종 시사문제에 관해 갑론을박이 끝 없이 이어질 정도였다. 언론인들 출신이면 모든 국정의제부터 시작해서 토론이 홍수를 이룬다. 때론 발언이 너무 길어서 3-5명 모임에도 사회자가 있어야 할 만큼 토론이 열정적이다.

동년배란 대게 아래 위로 2-3세 차이다. 80대 넘으면 동년배중 멤버가 해마다 낙엽처럼 한닢 두닢 떨어지기 시작한다. 우주 원리며 하느님 섭리지만 슬프다. 내가 참가하는 동년배모임에서도 한사람이 수년전 떨어져 나갔다. 대신 다섯 살 아래 멤버가 참가했다. 그는 국제신사고 나무랄데 없는 양반인데도 과묵하고 나이테가 달라 빠져나간 동료만큼 공감이 덜했다. 나이테가 문제였다.

인간 소통에서 나이테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개인, 가정, 사회공동체, 국가경영, 전쟁과 평화의 국제정치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뉴월 하루빛이 무섭다는 말도 있다. 햇볕이 그냥 하늘과 땅을 비추는게 아니다. 햇볕이 모든 것을 여물게해 꽃 피우고 열매 맺게하고 지혜를 쌓게한다. 젊은이들, 특히 정치인들은 지혜를 품은 나이테를 무시한다. 말썽많은 꼰대로 몰아붙여 빨리 눈밖에서 사라지기를 바란다.

나이테는 지혜와 경륜의 결정체

젊은이도 정치인들도 나이테 많은 원로들의 지혜를 경청하지 않고 성가신 잔소리로 묵살하려 든다. 권력자들이 최고 권력 자리에서 순식간에 탄핵과 엉어의 신세로 곤두박질친 박근혜의 침몰과 실패에서 교훈을 찾으려 않는다. 나라 미래를 위해 심각한 문제다. 오늘도 정치인들이 박근혜의 옹고집과 오만, 독선에서 교훈을 얻으려하지 않고 오히려 되풀이하고 있다. 역사는 스스로 되풀이 한다더니 요즘 똑 같은 현상을 보니 백척간두의 안보가 걱정이다. 또 무슨 궂은 일이 일어날까 국민들은 하루하루 불안, 초조, 공포에 사로잡혀있다. 나이테는 지혜와 경륜의 결정체다.

  나이테는 본래 나무 재질을 측정하는 척도인 나무의 나이에서 유래했다. 44년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로 40여분 거리인 레드우드(red wood) 공원에서 붉은 나무숲을 구경했다. 제일 키큰 나무 높이는 130m에 직경 6m.. 수령은 평균 800년 정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요 국립공원’에있는 므드셀라(Methuselah-수령 4,850년)로 브리슬콘 소나무과(Bristlecone Tree)에 속한다. 워낙 빽빽한 레드우드 숲속은 대낮에도 햇볕 한줄기 안들어 어둑어둑했다.

수령 4,850년 브리슬콘 소나무 경륜과 지혜의 모델

레드우드숲이 이런 장관을 이룬 것은 장구한 세월 모든 나무들이 땅밑에서 이웃나무 뿌리끼리 서로 얽혀 ‘동맹’을 맺고 강추위와 강풍,폭우와 산사태를 견뎌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레드우드숲속 모든 나무들은 서로 공감하고 협력하고 동맹함으로써 지혜로운 생존전략과 경륜을 쌓아 챔피온이 될 수 있었다. 인간, 특히 오늘의 우리가 따라 배워야 할 지혜와 경륜들이다. 나이테는 많고 오랜것만 자랑할게 아니라 올바른 경륜과 지혜로 제값을 해야 한다. 레드우드 숲과 므드셀라 브리슬콘 소나무야 말로 제값 이상 성취한 높은 경륜과 지혜의 모델이다.

같은 나이테의 공감은 같은시대 같은 경험에서 나온다. 유년시절부터 함께 겪은 동시대의 갖가지 고난과 시련들이 이해와 동질감을 키워냈다. 나이테 70-80대 경험들은 일제 강점기의 무단정치, 아버지 삼촌들의 징병징용 굴욕, 공출, 일제의 무조건항복, 해방, 제주4ㆍ3사건, 5ㆍ10총선과 건국, 김일성의 6ㆍ25남침전쟁도발, 인천상륙작전과 9ㆍ28수복, 휴전등으로 이어진다.

그후 이승만의 4선 장기독재, 4.19학생혁명, 박정희 군사쿠데타와 산업혁명, 유신독재와 민주화운동, 박정희 시해사건과 유신해체, 12ㆍ12사건, 전두환 노태우 부정부패, 반란단죄 재판과 수평적 정권교체에 의한 1987년체제로 민주화 산업화 동시달성 등등. 2000년 6ㆍ15공동선언과 8년간 퍼주기식 햇볕정책은 북한 핵ㆍ미사일 개발(6차 핵실험)을 방조한 이적행위였다. 북한 핵ㆍ미사일은 마침내 13,000km를 날아 미국 워싱턴과 뉴욕까지 도달할 수 있다. 우리는 북한 핵인질의 노예적 평화냐 사즉생 전쟁이냐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평창올림픽축제, 두눈 뜨고 김정은에게 하이재킹 당해

김정은은 비핵화 한마디 언급없이 평창올림픽에 급조된 삼지연관현악단과 선수단, 참관단, 올림픽위원단, 대표단 등을 수백명씩 파견, 고강도 제재압박 도피책략과 대규모 위장평화공세판을 벌였다. 평창이 김정은의 조직적이며 광범위한 대남심리전과 위장평화공세의 무대로 되치기 당함함으로써 주객이 전도되었다. 결국 평창올림픽축제가 김정은에게 하이재킹 당한셈이다.

이것이 70-80대 나이테가 공통적으로 느낀 공감들이다. 이런 공통경험을 한 동시대 나이테끼리 대화와 토론은 즉각적인 공감을 부른다. 동년배 나이테의 공감은 모든 국가 의제들과 통일, 남북관계, 사활적 한반도안보, 한미동맹, 김정은의 허위 기만술책 등을 꿰뚫고 있다. 동년배 나이테끼리는 긴 설명이 필요없다. 눈빛만으로도 감정이 통하고 의기투합이 쉽다. 설명하느라 땀흘릴 필요 없고 만나면 항상 편하고 즐겁다. 그래서 동년배 나이테는 동료애를 형제애로 승화시켜 혈육의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나이테 조화가 행복과 아람다운 인생 창조

동년배 나이테들을 하나둘씩 먼저 보낼때마다 나의 소우주(小宇宙) 나뭇가지들이 떨어져나가는 아픔을 느낀다. 작년 올해 먼저 떠난 동년배 나이테들이 아직 곁에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보름전에도 어제도 먼저 떠난 친구들이 야속하다. 나이테 동년배끼리 공감이 보다 편하다는 것일뿐 노소동락(老少同樂)과 화이부동(和而不同)에도 깊은 묘미와 행복이 있다. 동년배 나이테의 동질성과 노소동락, 화이부동이 오묘한 조화(造化)를 이룰 때 비로소 개인과 가정, 사회공동체와 국가, 세계 평화 안전과 행복을 창조하고 아름다움을 배가할 수 있다. 또레 나이테의 귀중한 조화(造化)다.
  (2018.1.19.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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